분리배출 표시, 재질 하나인지 오염이 남는지로 정합니다

PP·PET처럼 재질명이 또렷한 것과 OTHER(복합재질) 표시가 붙은 것은 배출 전에 확인할 것이 같지 않고, 오염이 남았는지도 따로 봐야 합니다. 재질 구분과 오염 상태를 겹쳐 보는 판단 기준표로 정리했습니다.

명절 연휴가 끝나고 첫 배출일이 돌아오면 플라스틱 통과 병, 포장재가 한꺼번에 쌓입니다. 지금 손에 든 통을 재활용으로 낼지 종량제로 보낼지 판단하려면, 바닥이나 포장재에 찍힌 표시로 재질이 하나뿐인지 먼저 보고, 안쪽에 남은 기름이나 색소 같은 오염이 헹굼 한 번으로 깨끗이 씻겨 나가는지를 손끝과 코로 다시 확인하면 판단이 섭니다.

삼각형 마크만으로 배출 방법이 정해질까요?

정해지지 않습니다. 통 바닥이나 포장재에 찍힌 삼각형 화살표 마크는 그 물건이 어떤 재질로 만들어졌는지를 알려주는 표시입니다. PP(폴리프로필렌), PET, PS 같은 문자가 함께 찍혀 있는데, 이건 성분 표기이지 씻어야 한다거나 씻지 않아도 된다는 안내가 아닙니다.

마크가 있다는 사실 자체는 배출 가능 여부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마크는 제조 단계에서 재질을 신고하는 표시고, 실제로 그 물건을 재활용 흐름에 넣을 수 있는지는 재질이 섞이지 않았는지와 오염이 남아 있는지에 따라 또 갈립니다. 마크를 읽는 목적은 배출 방법을 외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다음 두 가지 질문의 출발점을 잡기 위해서입니다.

첫째는 그 재질이 하나뿐인지입니다. 뚜껑과 몸통이 같은 재질로 만들어진 통도 있고, 서로 다른 재질이 붙어 분리되지 않는 통도 있습니다. 둘째는 안에 담겼던 것의 흔적이 헹굼 한 번으로 지워지는지입니다. 물로 헹궈 깨끗해지는 것과 기름·색소가 표면에 남는 것은 처리가 갈립니다.

숫자 1~7이 삼각형 안에 함께 찍힌 제품도 있는데, 이건 미국에서 쓰는 수지식별코드(SPI 코드)로 국내 표시와는 다른 체계입니다. 국내 기준은 숫자가 아니라 문자 재질명이므로, 바닥 표기를 볼 때는 숫자보다 문자를 먼저 읽는 습관이 필요하죠.

이 글에서 쓰는 말

  • 단일재질 — 한 가지 재질로만 만들어진 것. 예를 들어 몸통과 뚜껑이 전부 PP 하나로 된 통입니다.
  • 복합재질 — 서로 다른 재질이 붙거나 섞여 분리하기 어려운 상태로 결합된 것입니다.
  • OTHER(기타) 표시 — 정해진 재질 분류에 들어가지 않는 단일재질이나, 두 가지 이상이 섞인 복합재질에 붙는 표시입니다.

OTHER 표시가 붙으면 무엇을 더 봐야 할까요?

PP나 PET처럼 재질명 한 글자가 또렷하게 찍힌 물건과 OTHER가 찍힌 물건은 같은 방식으로 다룰 수 없습니다. OTHER는 정해진 재질 분류표 안에 없는 재질이거나, 두 가지 이상의 재질이 붙어 있어 분리해 회수하기 어려운 상태를 가리키는 표시입니다.

빨대가 꽂힌 종이팩, 알루미늄 파우치가 안쪽에 덧대진 봉지, 서로 다른 플라스틱이 겹겹이 눌려 만들어진 포장재가 여기 해당합니다. 겉보기로는 종이나 플라스틱 한 종류처럼 보여도, 뜯어보면 안쪽에 다른 재질이 얇게 발려 있는 경우가 흔하거든요.

OTHER 표시를 봤다고 해서 무조건 재활용 흐름에서 빠지는 것은 아닙니다. 재질 회수 설비와 지자체 처리 방식에 따라 OTHER 안에서도 받아들이는 항목이 갈리기 때문에, 이 표시 하나로 전국이 같은 답을 낸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공통적으로 말할 수 있는 것은, 복합재질일수록 선별 공정에서 걸러지기 쉽습니다. 오염까지 겹치면 더 걸러지기 쉬워진다는 방향성입니다.

두 재질이 붙어 있어도 손으로 뜯어 분리할 수 있는 형태라면 판단이 바뀝니다. 병에 붙은 종이 라벨, 통에 덧씌워진 비닐 수축 포장처럼 물리적으로 떼어낼 수 있는 부분은 떼어내면 남는 몸통이 단일재질로 정리됩니다. 반대로 접착이나 압착으로 아예 하나가 된 복합재질은 그 상태 그대로 판단해야 합니다.

우유팩이나 두유팩처럼 종이 겉면에 얇은 비닐 막이 입혀진 포장재도 겉보기로는 종이지만 실제로는 복합재질에 가깝고, 별도 종이팩 수거함이 있는 지역이라면 일반 종이류에 섞지 않는 편이 재질을 살리는 길입니다. 실리콘이나 고무 패킹이 덧대진 뚜껑도 몸통과는 별개의 판단 대상인데, 실리콘 부속의 교체 판단 기준에서 다룬 것처럼 말랑한 재질은 상태가 상해도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아 손끝으로 따로 확인하는 편이 낫습니다.

헹굼 한 번에 지워지는 오염과 남는 오염

같은 재질이라도 안에 무엇을 담았는지에 따라 남는 흔적의 정도가 크게 벌어집니다. 물이나 음료처럼 수용성 성분이 담겼던 통은 물로 한 번 헹구면 표면에 남는 게 거의 없습니다. 이런 경우는 재질이 단일하기만 하면 배출 판단이 비교적 쉽게 섭니다.

문제는 기름기와 강한 색소, 양념 국물입니다. 카레나 고추장, 식용유처럼 기름에 녹는 성분은 헹굼 한 번으로 잘 지워지지 않습니다. 플라스틱 표면 안쪽까지 스며듭니다. 손끝으로 안쪽 면을 문질러 봤을 때 미끈거림이 남아 있거나, 코를 가까이 댔을 때 냄새가 느껴진다면 아직 오염이 남은 상태로 봅니다.

판정은 눈보다 손과 코로 하는 편이 정확하죠. 물로 헹군 뒤 마른 천으로 한 번 닦아 봅니다. 그 천에 색이나 기름기가 묻어나면 아직 안쪽에 성분이 남아 있는 것입니다. 반대로 천이 깨끗하게 나오면 눈에 살짝 자국이 남아 보여도 배출 가능한 상태로 볼 수 있습니다.

식용유병 냄새 판단 기준에서 다룬 것처럼, 기름 성분은 시간이 지나도 산패 냄새로 남아 세척 여부를 가늠하는 단서가 됩니다. 분리배출 판단에서도 같은 원리가 적용됩니다. 냄새가 남아 있다는 건 성분이 아직 표면에 붙어 있다는 뜻이고, 그 상태로 배출하면 같은 통 안의 다른 재활용품까지 오염시킬 수 있습니다.

깨끗이 씻어도 자국만 남고 냄새나 미끈거림이 없다면 배출해도 무방합니다. 완전히 새것처럼 보이지 않아도 되고, 표백까지 할 필요도 없습니다. 판단 기준은 시각적인 깨끗함이 아니라 손과 코로 확인하는 잔여물의 유무입니다.

재질과 오염을 겹쳐 보면 무엇이 남을까요?

재질이 하나인지와 오염이 지워지는지, 이 두 가지를 따로 보면 판단이 자꾸 헷갈립니다. 겹쳐서 보면 경우의 수가 정리됩니다. 대부분의 통이 아래 다섯 가지 중 하나에 들어갑니다.

가장 흔한 경우는 단일재질에 오염이 씻겨 떨어지는 통입니다. 이런 통은 헹궈서 재질 표시대로 배출하면 됩니다. 반대로 재질은 단일인데 기름이나 색소가 남아 있다면, 오염 정도가 가벼우면 좀 더 씻어 보고, 심하게 배어 있다면 종량제 쪽으로 넘기는 편이 낫습니다. 재활용 공정은 세척까지 대신해 주지 않기 때문에, 심한 오염을 그대로 내보내면 선별 단계에서 그 통뿐 아니라 주변 재활용품까지 걸러질 위험이 커집니다.

복합재질(OTHER)인데 오염이 잘 지워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때는 재질 자체가 걸림돌이라 지자체 안내를 먼저 확인하는 편이 맞습니다. 씻는 것과 별개로 받아 주는 흐름이 있는지가 지역마다 제각각이기 때문입니다. 가장 처리가 애매한 경우는 복합재질이면서 오염까지 남아 있는 통입니다. 이런 조합은 대개 종량제로 넘기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재질과 오염이 함께 걸림돌이 되는 이유는 선별 과정의 작동 방식에 있습니다. 선별장에서는 사람이 일일이 확인하는 대신 빛을 쏘아 반사되는 파장으로 재질을 가려내는 광학 선별기를 많이 씁니다. 표면에 기름이나 색소가 두껍게 남아 있으면 그 아래 재질의 파장이 제대로 읽히지 않고, 두 재질이 겹쳐 있으면 애초에 하나의 신호로 잡히지 않습니다. 재질이 단일하고 표면이 깨끗해야 기계가 재질을 정확히 읽는다는 뜻이고, 이 두 조건이 곧 사람이 배출 전에 확인해야 하는 조건과 같습니다.

광학 선별 뒤에는 물에 띄워 가라앉는 정도로 재질을 나누는 공정이 이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재질마다 밀도가 제각각이라 물 위에 뜨는 것과 가라앉는 것으로 성질이 구분되는데, 두 재질이 한 몸으로 붙어 있으면 이 단계에서도 어느 한쪽 성질을 따라가 버려 정확히 걸러지지 않습니다. 기계가 하는 일은 결국 사람이 눈과 손으로 먼저 하는 확인을 대신하는 것뿐입니다. 배출 전 확인은 선별 실패를 줄이는 가장 값싼 단계입니다.

재질 구분과 오염 상태로 보는 분리배출 판단
재질 구분오염 상태판단비고
단일재질헹굼으로 지워짐헹궈서 재질 표시대로 배출가장 흔한 경우
단일재질기름·색·냄새가 남음오염이 가벼우면 재세척, 심하면 종량제세척은 배출자 몫
복합재질(OTHER)헹굼으로 지워짐지자체 안내 확인 후 결정수거·선별 방식이 지역마다 다름
복합재질(OTHER)오염이 남음종량제재질 조건과 오염 조건이 함께 선별을 막음
표시 없음·훼손판단 어려움지자체 안내를 따름재질을 짐작으로 단정하지 않음

표시가 지워졌거나 애초에 찍혀 있지 않은 통도 있습니다. 이때 겉모습만 보고 재질을 짐작해 판단하는 것보다, 그 지역 분리배출 안내에서 애매한 품목을 어떻게 다루라고 하는지 확인하는 쪽이 안전합니다. 지자체마다 수거 설비와 처리 계약이 제각각입니다. 같은 물건도 지역에 따라 받아들이는 흐름이 따로 있을 수 있습니다.

밀폐용기 뚜껑처럼 부속 재질이 몸통과 다른 경우도 이 표에 그대로 적용됩니다. 몸통은 단일재질에 오염이 없어 배출 가능해도, 뚜껑 안쪽 패킹이 복합재질이면 뚜껑만 따로 판단해야 합니다. 부속을 몸통과 한 덩어리로 취급하면 판정이 어긋납니다.

표시를 읽고 나서도 남는 착각들

표시를 확인하는 습관이 생긴 뒤에도 판단이 자꾸 어긋나는 순간이 있습니다. 대부분 표시 자체를 잘못 읽어서가 아니라, 표시가 알려주지 않는 부분까지 표시가 답해 준다고 여겨서 생깁니다.

  • 삼각형 마크가 있으면 전부 재활용된다고 여기는 것 — 마크는 재질 성분을 알려주는 표시일 뿐 배출 허용 여부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마크 옆 문자(PP·PET·OTHER 등)까지 확인해야 판단이 섭니다.
  • OTHER 표시를 보면 무조건 재활용이 안 된다고 단정하는 것 — OTHER 안에도 지자체 설비에 따라 받아들이는 항목이 있습니다. 단정하기 전에 그 지역 안내를 먼저 확인하는 편이 맞습니다.
  • 물로 한 번 헹구면 전부 씻긴 것으로 여기는 것 — 기름 성분은 물만으로 안 지워지는 경우가 흔합니다. 마른 천으로 닦아 보고 자국이 남는지까지 확인해야 합니다.
  • 몸통만 재질을 확인하고 뚜껑·라벨은 신경 쓰지 않는 것 — 부속 재질이 몸통과 다르면 따로 판단해야 하는데, 몸통 표시만 보고 전체를 같은 방식으로 배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착각들은 전부 표시 하나에 너무 많은 역할을 맡긴 데서 나옵니다. 오염 상태와 부속 재질, 지역 처리 방식까지는 배출하는 사람이 따로 확인해야 하는 몫입니다. 헹군 뒤 물기를 남겨 두면 냄새가 오래가는 것도 비슷한 맥락인데, 음식물 쓰레기통 냄새의 물기 관리에서 다룬 것처럼 냄새의 크기를 정하는 건 씻은 횟수보다 남은 물기의 양입니다.

씻는 과정에서 오히려 상태를 나쁘게 만드는 행동도 있습니다.

  • 깨진 유리 조각을 재활용함에 그대로 넣기 — 수거 작업자가 다칠 수 있고, 유리는 대개 별도 배출 절차가 있습니다. 신문지에 싸서 위험 표시를 하거나 지자체 안내를 따로 확인합니다.
  • 재질이 섞인 채(뚜껑·라벨 안 뗀 채) 압축해서 배출하기 — 선별 설비가 재질을 구분하기 전에 부피부터 줄여 버리면, 분리 가능한 부분까지 한 덩어리로 처리됩니다.
  • 기름이나 음식물이 흥건한 상태로 압축해 배출하기 — 오염된 액체가 새어 나와 같은 자루나 수거함 안의 다른 재활용품까지 오염시킵니다.
  • 멸균팩·우유팩 같은 종이팩을 일반 종이류와 섞어서 배출하기 — 종이팩은 안쪽에 다른 재질이 덧대져 있어 전용 배출 경로가 따로 있는 지역이 많습니다.

안내는 표시가 하고 결정은 손끝이 합니다

표시를 읽는 진짜 쓸모는 재질이 하나인지와 오염이 남았는지, 이 두 가지를 빠르게 확인하는 출발점을 잡아 주는 데 있습니다. 두 가지만 습관처럼 짚으면 삼각형 마크 앞에서 매번 새로 고민할 필요가 없습니다.

단일재질에 오염이 없으면 헹궈서 배출하고, 복합재질이거나 오염이 심하면 종량제나 지자체 안내 쪽으로 넘깁니다. 표시가 지워졌거나 재질을 짐작으로도 알기 어려운 통은, 겉모습으로 단정하지 말고 그 지역 배출 안내를 확인하는 쪽이 안전합니다. 손이 먼저 하는 확인이 표시를 읽는 시간보다 오래 걸리지 않습니다.

지자체마다 수거·선별 설비가 제각각이라 같은 물건도 지역에 따라 처리 방식이 따로 정해질 수 있습니다. 이 글이 주는 것은 전국 공통 답이라기보다, 어느 경우에 지역 안내를 먼저 찾아봐야 하는지를 짚어 주는 기준입니다.

통을 씻으면서 손끝으로 안쪽을 한 번 훑고 바닥 표시를 눈으로 한 번 확인하는 습관이 붙으면, 이 판단은 몇 초 안에 끝납니다. 포장이 점점 여러 재질을 겹쳐 쓰는 방향으로 가고 있어 이런 확인은 앞으로 줄기보다 늘어날 가능성이 큽니다. 재질 하나하나를 외우려 하기보다 단일한지와 씻기는지라는 두 축으로 되돌아가는 편이 오래 쓸 수 있는 방법입니다.

재질별 실제 회수율이나 지역별 처리 통계는 확인한 자료가 없어 다루지 않았습니다. 그 수치가 필요하다면 지자체 홈페이지나 배출 안내 책자를 직접 찾아보는 편이 정확합니다. 여기서 정리한 것은 숫자보다, 통 하나를 손에 들었을 때 무엇부터 짚어야 하는지의 순서 쪽입니다.

배출 전 확인 순서

  1. 통 바닥이나 포장재의 재질 표시를 확인한다(단일재질인지 복합재질 OTHER인지).
  2. 남은 내용물을 가볍게 헹궈 오염이 지워지는지 손끝과 코로 확인한다.
  3. 기름기·강한 색·냄새가 남으면 종량제로, 지워지면 헹궈서 배출한다.
  4. 뚜껑·라벨처럼 재질이 다른 부속은 분리할 수 있는 만큼 떼어낸다.
  5. 표시가 없거나 판단이 서지 않으면 그 지역 분리배출 안내를 따른다.

참고 자료

  • 환경부, 「분리배출 표시와 재활용 용이성 등급」(분리배출 안내 누리집), 확인 2026-09-18 — 표시 안의 문자가 재질 정보이며 재질에 맞게 배출한다는 서술, '도포·첩합' 표시 품목은 재활용이 어려워 종량제봉투로 배출한다는 서술, 재활용 용이성 등급은 분리배출 방법과 관련이 없는 표시라는 서술을 확인
  • 서울특별시, 「헷갈리기 쉬운 재활용품, 올바른 분리배출 방법은 이렇게!」, 2024 — 용기의 내용물을 비우고 헹군 뒤 라벨·스티커를 제거해 배출한다는 서술, 세척이 어려운 용기는 종량제봉투로 배출하되 제대로 씻고 말리면 재활용이 가능하다는 서술을 확인

이 글은 누가 정리했나

강수지(필명)가 자료를 대조해 정리합니다.

내용은 운영 과정에서 순차적으로 보완됩니다. 어떤 기준으로 다루는지는 편집 원칙에 적어 두었습니다.